겨울이 다가오면 “커튼만 잘 달아도 난방비가 준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듣게 됩니다.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이긴 한데, 아무 커튼이나 아무렇게나 걸어둔다고 같은 효과가 나는 건 아니더라고요. 어떤 커튼을 어떻게 여닫느냐에 따라 차이가 꽤 큽니다.
주택 열손실 비율과 창문 틈새 보강
국내 자료로는 국토해양부가 정리한 주택 열손실 비율이 있는데, 창문을 통한 손실이 30%로 가장 크고 지붕이 16%, 벽체가 15% 순이었습니다(문화체육관광부 정책브리핑, 2012년 12월 보도). 다만 이건 2012년 자료라 요즘 신축 아파트에 많이 쓰이는 시스템창호·삼중유리 기준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창문이 벽이나 지붕보다 열이 잘 빠져나가는 부위라는 큰 흐름 자체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같은 기사에서 문풍지 이야기도 나오는데, 창틀과 창짝 사이 틈이 외부 공기가 들어오는 주요 통로라 시장이나 마트에서 파는 문풍지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웃풍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창틀과 벽 사이 갈라진 틈은 실리콘이나 코킹으로 메우는 것도 같이 권하고요.
셀룰러 셰이드 절감 효과와 일반 커튼의 차이
여기서부터는 국내 자료가 아니라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건물기술국(Building Technologies Office)이 2021년에 낸 자료를 봐야 합니다. 이 자료에서 다룬 건 일반 커튼이 아니라 벌집 모양 단면으로 공기층을 만드는 ‘셀룰러 셰이드(cellular shade)’라는 단열 전용 블라인드입니다. 15개 기후대 주택을 모델링한 결과, 셀룰러 셰이드를 달았을 때 난방 에너지가 최대 20%까지, 냉난방을 합친 전체 에너지는 셰이드를 아예 안 달았을 때보다 최대 15%까지 줄었다고 나와 있습니다. 비닐 블라인드와 비교했을 때도 연간 냉난방 에너지가 15% 정도 줄었다고 하고요.
이 수치를 일반 얇은 커튼이나 레이스 커튼에도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셀룰러 셰이드는 공기층을 가둬서 단열재처럼 작동하도록 설계된 제품이라, 얇은 원단 커튼 한 겹과는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커튼 달면 난방비 20% 준다”는 식으로 뭉뚱그려 말하기보다는, 두꺼운 원단이나 이중 커튼처럼 공기층을 만들어주는 제품일수록 단열 효과를 기대할 여지가 크다 정도로 이해하는 편이 맞습니다.
계절·시간대별 커튼 여닫는 법
미국 에너지부 자료에는 계절과 시간대별로 커튼을 어떻게 쓰라는 가이드도 같이 나옵니다. 겨울에는 밤에 커튼이나 셰이드를 닫아서 찬 공기가 들어오는 걸 막고, 낮에는 남향 창의 커튼을 열어 햇빛과 그 열을 실내로 들이라고 안내합니다. 여름에는 반대로, 남향·서향 창은 낮 동안 커튼을 닫아 햇빛이 실내를 데우는 걸 막고, 흰색이나 밝은 색 커튼을 쓰면 열을 반사하는 데 더 유리하다고 합니다.
참고로 같은 자료에 나오는 로이(Low-E) 복층창(스톰윈도)은 냉난방비를 12~33% 아낄 수 있다고 하는데, 이건 창문 자체를 바꾸는 이야기라 커튼과는 별개입니다. 커튼 하나로 창호 교체급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뜻이니 헷갈리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커튼 사용 시 겨울철 환기 관리
커튼을 낮 동안에도 계속 닫아두면 그만큼 창을 여닫는 횟수도 줄어들기 쉽습니다. 난방비를 아끼려고 며칠씩 창을 안 열면 실내 습도가 정체되기 쉬우니, 짧게라도 하루 한 번은 환기하는 습관을 같이 가져가는 게 좋습니다. 겨울철 벽지 곰팡이도 결국 환기 부족과 관련이 깊은데, 이 부분은 전에 다룬 장마철 벽지 곰팡이 생기는 이유와 제습 방법 글에 더 자세히 정리해뒀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냉난방 관련해서 미리 챙겨두면 좋은 것들이 또 있는데, 여름 가전 정리는 에어컨 여름 다 쓰고 나면, 전원 끄기 전에 이것부터 하세요 글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겨울철 커튼 난방비 절약 핵심 요약
확인한 핵심은 이렇습니다. 창문이 집 안에서 열이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 부위라는 건 오래된 국내 자료로도, 최근 해외 자료로도 방향이 같습니다. 다만 “커튼 달면 몇 % 아낀다”는 구체적인 수치는 국내 제품 기준으로 검증된 게 없고, 해외 자료의 20%·15% 같은 숫자는 단열 전용 셀룰러 셰이드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얇은 커튼 한 장보다는 두꺼운 원단이나 이중으로 겹쳐 다는 쪽이 공기층을 만들어주는 만큼 유리할 것으로 보이고, 밤에 닫고 낮에는 방향 따라 여닫는 정도만 챙겨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