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밥솥 보온밥, 48시간 넘으면 먹어도 될까

며칠 전 아이들 방학이라 밥 대신 배달음식이나 간식으로 몇 끼를 때운 날이 있었어요. 그러다 문득 밥솥을 열어보니 안에 있던 밥이 보온 상태로 48시간을 넘긴 걸 알게 됐습니다. 버리기는 너무 아깝고, 그렇다고 먹자니 찜찜하더라고요. 결국 그 밥은 먹지 않았는데, 도대체 보온밥은 몇 시간까지 괜찮은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밥솥 보온 기준과 남은 밥 보관법을 같이 찾아봤어요.

보온밥, 몇 시간까지 괜찮을까

식품안전나라에서는 뜨거운 음식은 60℃ 이상으로 보온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4~60℃는 식중독균이 증식하기 쉬운 온도 구간이기 때문이에요.

다만 전기밥솥의 보온 권장시간은 제품마다 다릅니다. 제가 확인한 쿠쿠 전기밥솥 사용설명서에서는 장시간 보온하면 밥의 색이 변하거나 냄새가 날 수 있어 보온은 가능한 12시간 이내로 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12시간이 지나면 바로 위험하고, 그전에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60℃는 식품을 뜨겁게 보관할 때의 식품안전 기준이고, 12시간은 제가 확인한 밥솥 제조사의 권장 보온시간이에요.

이번에 발견한 밥은 보온 상태로 이미 48시간을 넘긴 데다, 그동안 밥 전체가 실제로 어떤 온도로 유지됐는지도 제가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깝더라도 먹지 않고 버리는 쪽을 택했습니다.

밥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바실러스 세레우스

밥과 관련해 특히 주의해서 볼 균이 바실러스 세레우스입니다. 식품안전나라에서도 구토형 바실러스 세레우스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 식품으로 쌀밥과 볶음밥을 들고 있어요. 문제는 이 균이 만들어내는 구토형 독소가 열에 매우 강하다는 점입니다. 잘못 보관하는 동안 이미 독소가 만들어졌다면, 일반적인 재가열만으로 안전을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식중독 위험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특히 5세 미만 어린이나 65세 이상 고령자, 임신부,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은 식중독에 더 취약한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음식 보관에 더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은 밥, 이렇게 보관하면 더 안전합니다

  • 보온하지 않을 밥은 오래 실온에 두지 않기. 남은 밥을 보온하지 않을 거라면 가능한 빨리 소분해 냉장하거나 냉동하고, 실온에 2시간 이상 두지 않는 게 좋아요.
  • 깊은 용기 하나보다 얕은 용기 여러 개에 나눠 담기. 열이 빨리 식어야 세균이 증식할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며칠 이상 두고 먹을 거라면 냉동. 오래 보관할 밥은 1인분씩 나눠 냉동해두면 필요할 때 하나씩 꺼내 먹기 편하고, 밥맛도 비교적 잘 유지되는 편이에요.

밥맛도 지키는 소분 습관

취사가 끝나면 밥을 위아래로 골고루 섞어주세요. 쿠쿠 사용설명서에서도 취사가 끝난 뒤 밥을 바로 골고루 섞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도 이번에 48시간 넘게 보온했던 밥을 버리고 나서 보관 방법을 바꿨어요. 그날 먹을 양만 남기고, 남을 것 같은 밥은 1인분씩 나눠 냉동해두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매번 소분하는 게 번거로울 것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아침이나 급하게 밥이 필요할 때 하나씩 꺼내 데우면 돼서 오히려 편하더라고요.

정리하면

이번에 48시간 넘게 보온된 밥을 발견하고 찾아보면서, 몇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위험하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볼 문제는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뜨거운 음식은 60℃ 이상으로 보온하는 것이 식품안전의 기본이고, 밥솥의 권장 보온시간은 제품마다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제가 확인한 쿠쿠 제품에서는 가능한 12시간 이내 보온을 권장하고 있었고, 이번 밥은 그 시간을 훨씬 넘긴 상태라 저는 먹지 않고 버렸습니다. 이후에는 남을 것 같은 밥을 미리 1인분씩 냉동해두고 있어요. 저희 집에는 오래 보온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오히려 더 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