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물, 수돗물·정수기 물 뭐가 맞을까? 세균 줄이는 관리법

날씨가 조금씩 건조해져 슬슬 가습기를 다시 꺼낼 때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가습기에 채워넣을 물, 고민해보신 적 있나요? 수돗물을 넣어야 하는지, 정수기 물이 더 깨끗한 건지 검색해보면 답도 제각각입니다.

깨끗하게 걸러진 정수기 물이 더 좋을 것 같지만, 가습기에 대해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물속 미생물 번식만 생각하면 잔류염소가 남아 있는 수돗물이 유리할 수 있고, 초음파식 가습기라면 물속 미네랄이 공기 중으로 퍼지는 문제까지 따져봐야 합니다.

수돗물이냐 정수기냐, 어떤 물을 사용할지만 놓고 결정하기보다는 가습기 방식과 제조사의 권장사항, 평소 관리 방법을 함께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습기에 정수기 물보다 수돗물이 낫다는 이유

서울아리수본부는 가습기에 정수기 물이나 미네랄워터 등을 사용하는 것보다 수돗물을 사용할 것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잔류염소인데요.

수돗물에는 정수 과정을 거친 뒤에도 일정량의 잔류염소가 남아 있는데, 이 성분이 물속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정수 방식에 따라 정수기 물에서는 잔류염소가 제거될 수 있습니다.

서울아리수본부가 소개한 KBS 실험에서도 같은 가습기 두 대에 각각 수돗물과 정수기 물을 넣고 사흘 동안 같은 조건에 둔 뒤 검사했을 때 정수기 물을 사용한 쪽에서 진균이 더 많이 검출됐습니다.

정수기 물이라고 해서 가습기 물통 안에서 미생물 번식까지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물을 며칠씩 그대로 두고 사용한다면 어떤 물을 쓰느냐 못지않게 물통 안에서 미생물이 번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아리수본부 가습기 물 관련 공식 안내 바로가기

그렇다고 여기서 ‘가습기에는 무조건 수돗물을 넣으면 된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왜냐, 가습기 종류에 따라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음파 가습기는 물속 미네랄도 따져봐야 합니다

초음파식 가습기를 쓰고 난 뒤 가구나 바닥 주변에 하얀 가루가 내려앉는 것을 본 적 있으신가요?

이런 ‘흰 가루 현상’은 물속 미네랄과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초음파식이나 임펠러식 가습기의 경우 물속 미네랄이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때문에 이런 방식의 가습기에서는 미네랄 함량이 낮은 물을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으며, 흰 가루가 생기거나 미네랄 노출을 줄이고 싶다면 증류수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초음파식은 물만 뿜어내는 게 아니라 물속에 들어 있는 성분도 함께 퍼뜨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가습기 주변에 하얀 가루가 자꾸 쌓인다면 사용하는 물을 한 번 확인해보고, 무엇보다 제품 설명서에서 어떤 물을 권장하는지 먼저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EPA 가정용 가습기 사용·관리 공식 안내 바로가기

서울아리수본부와 EPA의 권고사항이 서로 완전히 반대되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아리수본부는 물속 미생물 번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EPA는 초음파식 가습기에서 물속 미네랄이 함께 퍼지는 문제도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내 가습기에 어떤 물을 넣을지는 제품 설명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정수기 물 역시 정수 방식이 모두 같지 않기 때문에 ‘정수기 물이면 괜찮다’거나 반대로 ‘정수기 물은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한꺼번에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물을 쓰든 매일 갈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 종류보다 더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관리법이 있습니다.

그 방법은 바로, ‘전날 남은 물을 그대로 두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가습기 위생 실험에서도 매일 물을 교체하면서 물통을 헹궈주었을 때 미생물이 크게 줄었습니다. 여기에 물통과 진동자 부분까지 주기적으로 세척했을 때는 감소 폭이 더 컸습니다.

결론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비싼 물을 쓰거나 특별한 살균 기능에 의존하기 전에, 어제 사용한 물을 버리고 새 물로 바꾸는 것부터 챙기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한국소비자원 가습기 위생 관련 조사 바로가기

2005년에 실시된 오래된 조사라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물을 오래 두지 않고 정기적으로 세척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은 현재 가습기 관리 안내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PA 역시 휴대용 가습기는 물통을 매일 비우고 내부를 닦아 말린 뒤 새 물을 채우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물통에 어제 쓰다 남은 물이 조금 있으면 버리기 아까워 그 위에 새 물을 보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리 측면에서는 이런 방식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매일 사용할 때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남은 물을 버리고, 한 번 헹군 뒤 새 물을 채우는 것!

이 습관부터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물통만 씻고 끝내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가습기를 씻을 때 물통만 흔들어 헹구고 끝내기 쉬운데, 실제로는 물이 고이는 본체 안쪽도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일부 제품에서 물통보다 진동자 부분의 미생물 오염도가 더 높은 경우도 확인됐습니다.

그래서 물통만 깨끗이 씻었다고 끝은 아닙니다. 물이 계속 고이거나 닿는 본체 안쪽도, 설명서에서 세척할 수 있다고 안내한 범위까지 함께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소비자원 가습기 물 교환·세척 요령 바로가기

EPA에서도 휴대용 가습기는 물을 매일 비우고 내부를 말린 뒤 새 물을 채우며, 내부에 생긴 물때나 침전물을 정기적으로 제거하도록 안내합니다.

다만 제품마다 분해할 수 있는 범위와 세척 방법이 다르므로 본체를 무리하게 뜯기보다는 설명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초·베이킹소다 청소법은 설명서부터 확인하세요

가습기 청소법을 검색하다 보면 식초나 베이킹소다, 구연산 등을 이용하는 방법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 1L에 식초 몇 숟가락’처럼 인터넷에서 본 방법을 모든 가습기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제품에 따라 허용하는 세척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EPA에서도 세척제나 소독제를 사용할 때는 제조사 지침을 따르고, 사용 후에는 성분이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굴 것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식초나 베이킹소다, 구연산 등을 사용하고 싶다면 먼저 해당 제품 설명서에서 허용하는 방법인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세척을 마친 뒤에는 물기를 그대로 둔 채 닫아두기보다 충분히 건조한 뒤 보관합니다.

필터 교체 주기도 제품마다 다릅니다

가습기 필터는 ‘3개월에 한 번’처럼 하나의 기준을 모든 제품에 적용할 수 없습니다.

필터가 없는 초음파식 가습기도 있고, 기화식 필터나 탈염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같은 필터라도 사용량과 물 상태에 따라 교체 시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필터가 있는 가습기라면 인터넷에서 본 교체 주기보다는 제품 설명서에 적힌 기준을 먼저 확인하면 됩니다.

살균제·세정제·향료를 물에 넣고 작동시키지 마세요

가습기 물통에 살균제나 세정제, 향료 등을 임의로 넣은 채 작동시키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특히 초음파식 가습기는 물속에 들어 있는 물질도 미세한 물방울과 함께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습니다.

세척제를 이용했다면 씻을 때만 사용하고, 남은 성분이 없도록 충분히 헹군 뒤 사용합니다.

가장 단순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가습기를 작동할 때 물통에는 제조사가 사용하도록 허용한 물만 넣는 것.

이렇게 기억해두면 됩니다.

몇 시간 틀었는지보다 습도를 확인하세요

가습기를 검색하면 ‘몇 시간까지만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집 크기와 난방 상태, 가습기 용량이 모두 다른 만큼 사용 시간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국내에서는 겨울철 실내 적정 습도를 보통 40~60% 정도로 안내합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소개한 정책브리핑에서도 같은 범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책브리핑 겨울철 실내 온·습도 관리 공식 자료 바로가기

한편 EPA에서는 실내 상대습도가 50%를 넘지 않도록 좀 더 보수적으로 관리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습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곰팡이 같은 생물학적 오염원이 늘어나기 쉬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기준 중 숫자 하나만 딱 맞추려고 하기보다는 집 상태를 같이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창문이나 벽에 물방울이 맺히거나 가습기 주변이 계속 축축하다면 이미 가습량이 많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분무량을 줄이거나 잠시 가습기를 꺼두는 편이 좋습니다.

결국 몇 시간을 틀었느냐보다 지금 집 안 습도가 어느 정도인지 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습도계가 있다면 감으로 조절하는 것보다 훨씬 편합니다.

결국 물 종류보다 중요한 건 관리입니다

가습기에 수돗물을 넣을지 정수기 물을 넣을지만 고민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기본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

먼저 사용하는 가습기가 어떤 물을 권장하는지 설명서를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하루 지난 물은 남아 있어도 버리고 새 물로 갈아줍니다. 물이 닿는 부분은 주기적으로 씻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물기가 남지 않도록 잘 말려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초음파식 가습기라면 물속 미네랄이 함께 퍼질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결국 가습기를 깨끗하게 쓰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비싼 물이나 특별한 살균 기능이 아닙니다.

하루 지난 물은 버리고 새 물을 채우고, 물이 닿는 곳은 주기적으로 씻어 잘 말려두는 것.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기본적인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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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습도와 곰팡이가 걱정된다면 장마철 벽지 곰팡이 관리법도 같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