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배추를 절일 때마다 소금물 비율과 시간이 레시피마다 달라서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보면, 가정에서 쓰는 소금 농도는 3~4%에서 10~12%까지 레시피마다 차이가 크고, 절이는 시간도 3시간에서 6시간까지 제각각이다. 한 식품과학 연구에서는 소금 농도 11% 내외, 시간 10~13시간, 온도 13℃ 부근에서 맛과 식감 평가가 가장 좋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다만 이건 실험실 조건에서 나온 수치이고, 집마다 배추 상태와 소금 뿌리는 방식이 달라서 그대로 맞추기는 어렵다.
연구에서 확인된 소금 농도와 시간
경북과학대학과 경북대학교 등이 공동으로 진행해 2002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실은 연구에서는, 소금 농도 8~12%, 절이는 시간 5~25시간, 절임 온도 5~15℃ 범위를 바꿔가며 배추의 맛과 식감을 평가했다. 외관·맛·식감·전반적인 만족도를 종합하면 농도는 11% 안팎, 시간은 10~13시간, 온도는 13℃ 전후에서 평가가 가장 높게 나왔다. 소금 농도가 짙어질수록 배추의 단단한 정도와 씹히는 느낌은 오히려 떨어졌는데, 이 영향은 시간이나 온도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이 수치는 실험실에서 조건을 통제하고 얻은 결과다. 배추 품종이나 크기, 절이는 방식이 다른 집에서 그대로 적용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집마다 비율이 다른 이유
배추를 절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소금물에 통째로 담그는 방식과, 배추를 갈라 사이사이에 굵은소금을 직접 뿌리는 방식이다. 소금물에 담그는 쪽은 물에 녹인 소금 농도가 그대로 배추에 전해지지만, 소금을 뿌리는 쪽은 배추에서 빠져나온 수분과 뒤섞이면서 농도가 계속 바뀐다. 두 방식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는 어렵고, 레시피마다 적는 ‘소금물 비율’의 의미도 서로 다를 수 있다.
배추 크기와 두께도 영향을 준다. 속이 꽉 찬 배추는 수분이 빠지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겉잎이 무른 배추는 같은 시간에도 더 빨리 절여진다. 시간을 숫자로만 외우기보다는 중간중간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쪽이 낫다.
다 절여졌는지는 이렇게 확인한다
절이는 시간을 정확히 맞추는 것보다 중요한 건 배추 상태를 직접 보는 것이다. 줄기의 두꺼운 부분을 살짝 구부려 봤을 때 부러지지 않고 휘어지면 다 절여진 것으로 보는 방법이 여러 글에서 공통적으로 소개된다. 잎 한 장을 떼어 맛을 봤을 때 아릿한 맛 없이 약간 싱겁게 느껴지는 정도도 함께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너무 짧게 절이면 줄기가 딱딱하고 쓴맛이 남고, 너무 길게 절이면 잎이 짓눌리듯 물러지고 짠맛이 강해진다. 중간에 한 번씩 배추를 뒤집어 아래위로 소금물이 고르게 닿게 하는 것도 여러 레시피에서 공통적으로 권하는 방법이다.
겨울에는 왜 더 오래 절여야 할까
기온이 낮으면 소금이 배추 수분을 빼내는 삼투압 작용이 더 느리게 일어난다. 앞의 연구에서도 절임 온도가 낮아질수록 같은 결과를 내는 데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경향이 확인됐다. 날이 추운 11월 말에서 12월 초 김장철에는 여름보다 절이는 시간을 1~2시간 정도 더 넉넉하게 잡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비교적 포근한 날에 미리 김장을 한다면 같은 소금 양으로도 더 짧은 시간에 절여질 수 있다. 시간보다는 배추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쪽이 안전하다.
소금물 비율과 시간을 숫자 하나로 외우기보다, 배추 상태를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집 환경에 맞게 조정하는 쪽이 실패가 적다. 배추를 다 절였다면 김장김치 넣기 전 김치냉장고 온도 설정하는 법도 함께 확인해두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