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옷 정리, 옷장 속 좀약부터 다시 확인해보세요
겨울옷을 꺼낼 때쯤이면 서랍 구석에서 오래된 좀약 봉지가 같이 나오곤 합니다. 예전처럼 새로 몇 알 넣어둘까 싶다면 잠깐 멈추는 게 좋아요. 올해 7월부터 살충·방충 제품 판매 규정이 바뀌어, 일부 살생물제품은 승인 여부에 따라 2026년 7월 1일부터 유통·판매가 제한됐습니다. 나프탈렌 좀약은 원래부터 아이 있는 집에서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물건이거든요.
다만 지금 집에 있는 좀약을 전부 당장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포장부터 확인하고, 옷장에 방향제처럼 여러 개 넣어두는 습관은 그만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올해 7월부터 뭐가 달라졌을까
벌레를 죽이거나 쫓는 제품은 ‘살생물제품’으로 분류되고, 정부 승인을 받아야 팔 수 있습니다. 일부 제품에 적용되던 유예기간이 끝나면서, 2026년 7월 1일부터 승인받지 않은 해당 살생물제품은 유통·판매가 금지됐습니다
이미 사둔 제품은 사용기한까지 써도 됩니다. 다만 새로 살 때나 집에 있는 걸 계속 쓸지 고민될 때는 포장에서 두 가지만 보세요.
- ‘살생물제품’ 표시와 승인번호가 있는지
- 주성분(나프탈렌인지, 파라디클로로벤젠인지)과 사용기한
헷갈리면 화학제품안전포털 초록누리(ecolife.mcee.go.kr)에서 제품명이나 승인번호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포장이 낡아 성분이나 사용법이 안 보이는 좀약이라면 굳이 계속 쓸 이유가 없어요.
나프탈렌 냄새, 그냥 추억의 냄새로 보기는 어려워요
좀약은 서서히 기체로 날아가면서 벌레를 쫓는 방식입니다. 그 성분이 옷장 안 공기와 옷에 그대로 배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나프탈렌에 노출되면 두통이나 어지럼, 메스꺼움이 생길 수 있고 많은 양에 노출되면 적혈구가 손상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동글동글한 모양 때문에 사탕으로 착각하기 쉽거든요. 만약 아이가 입에 넣었거나 삼켰다면 억지로 토하게 하지 마세요. 제품 포장을 챙겨서 바로 119나 가까운 응급실에 연락하는 게 먼저입니다.
좀약과 같이 보관했던 옷은 꺼내자마자 입기보다 바람 잘 통하는 곳에 펼쳐 냄새를 빼주세요. 속옷, 잠옷, 아이 옷, 이불처럼 피부에 직접 닿는 건 한 번 세탁하고 쓰는 게 좋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그만 쓰는 쪽을 권합니다.
- 아이나 반려동물 손이 닿는 곳에 두었을 때
- 서랍을 열 때마다 화학 냄새가 확 올라올 때
- 임산부나 영유아가 생활하는 방의 옷장일 때
버릴 때는 쪼개거나 태우거나 하수구에 흘려보내지 마세요. 포장에 적힌 폐기 방법을 먼저 보고, 없으면 사는 곳 지자체의 생활화학제품 폐기 안내를 확인하면 됩니다.
좀약 대신 뭘 넣어야 할까요
삼나무 블록이나 라벤더 파우치가 대안으로 많이 소개되는데요, 옷장 냄새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옷을 갉아먹는 옷좀나방 애벌레를 확실히 없애는 방충제와는 역할이 다릅니다. 천연 제품을 넣더라도 아래 기본 관리가 더 중요해요.
- 옷을 넣기 전에 땀과 음식물 얼룩 지우기
- 속까지 완전히 마른 옷만 넣기
- 옷장과 서랍을 비우고 먼지와 섬유 보풀 닦아내기
- 옷 사이에 공간을 둬서 습기 차지 않게 하기
- 장마 뒤나 환절기에 한 번씩 문 열어 환기하기
- 벌레가 보이면 그 서랍만 보지 말고 주변 바닥까지 함께 살펴보기
특히 좀벌레는 습하고 어두운 틈을 좋아하는 편이라, 향이 강한 제품 하나 넣는 것보다 습도와 청결을 관리하는 쪽이 재발을 막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패딩, 니트, 코트는 보관법이 달라요
패딩은 세탁 라벨대로 관리한 뒤 속까지 완전히 말리는 게 먼저입니다. 덜 마른 채로 압축하면 냄새나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압축팩은 공간이 급할 때 잠깐 쓰는 정도로만 쓰고, 오래 보관할 땐 강하게 눌러두지 않는 게 좋아요. 오랫동안 눌려 있으면 충전재가 잘 부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압축해뒀다면 꺼낸 뒤 옷걸이에 걸어 두고, 뭉친 부분을 손으로 살살 풀어주세요.
니트와 캐시미어는 걸면 어깨가 늘어나니 접어서 보관합니다. 신문지는 잉크가 묻을 수 있어서 밝은색 니트 사이에는 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코트는 드라이클리닝 후 씌워 온 비닐을 벗겨 두세요. 비닐째 두면 통풍이 안 됩니다. 부직포 커버를 씌우고, 어깨 폭이 넉넉한 옷걸이에 다른 옷과 간격을 두고 걸면 모양이 덜 망가집니다.
좀약은 이제 예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옷장에 넣어두는 물건이 아닙니다. 집에 남은 게 있다면 포장부터 확인하고, 새로 채우기보다는 잘 빨고 잘 말려서 여유 있게 넣는 쪽으로 이번 옷장 정리를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