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용기 바닥에 찍힌 숫자를 보고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되는지 판단해 본 적 있으신가요? 삼각형 안에 적힌 ‘5번’이면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어본 분들이 많을 텐데, 사실 이 숫자는 재활용 분류 표시이지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보장하는 표시가 아닙니다.
전자레인지 용기 판단 기준, 재활용 번호 대신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과 닿는 플라스틱·유리·스테인리스 기구에 ‘식품용’ 표시를 반드시 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자레인지 사용 여부는 용기 자체에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이라는 문구나 전자레인지 모양 아이콘이 따로 표시돼 있는지로 판단하는 게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방법입니다. 재활용 번호 5번(폴리프로필렌)이 상대적으로 열에 강한 편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숫자만으로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확실히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표시가 없는 용기라면 숫자와 상관없이 쓰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전자레인지에 절대 넣으면 안 되는 것들
삼성전자 전자레인지 FAQ는 금속 테두리나 금박·은박 무늬가 있는 그릇, 석쇠, 알루미늄 호일, 금박·은박 포장지를 절대 넣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불꽃이 튀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뚜껑을 꽉 닫은 밀폐 용기나 껍질째인 달걀, 밤처럼 밀봉된 식품도 위험한데, 내부 압력이 올라가면서 터질 수 있어서입니다.
하버드 의대 헬스 퍼블리싱에서도 비슷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테이크아웃 용기, 생수병, 마가린·요거트 통은 전자레인지용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므로 피해야 하고, 오래되거나 긁힌 플라스틱 용기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안내합니다. 랩을 쓸 때는 음식 표면에 랩이 직접 닿지 않도록 살짝 띄워서 덮으라고 권하는데, 랩이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자레인지 가열 시 플라스틱 용기 미세·나노플라스틱 검출 연구
다만 표시가 있는 플라스틱이라고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미국 네브래스카-링컨대학교 연구진은 폴리프로필렌 재질의 아기용 식품 용기를 전자레인지에서 최고 출력으로 3분간 가열하는 실험을 했는데, 식초를 섞은 산성 용액을 담았을 때 용기 표면 1제곱센티미터당 최대 20억 개에 이르는 나노플라스틱과 400만 개의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측정됐습니다. 이 연구는 국립과학재단과 버핏조기아동연구소의 지원을 받았고, 용기 제조사가 연구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이 실험은 특정 재질의 용기를 최고 출력으로, 산성 액체를 담아 가열한 조건에서 나온 결과라 모든 전자레인지 가능 용기에 그대로 적용되는 결론은 아닙니다. 다만 ‘전자레인지 가능’ 표시가 있다고 해서 아무 조건에서나 입자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전자레인지 용기 안전하게 쓰는 방법
가능하면 유리나 세라믹 용기를 먼저 쓰고, 플라스틱을 쓴다면 전자레인지 가능 표시가 있는 새 용기를 고르는 게 낫습니다. 오래 써서 긁히거나 색이 변한 용기는 새것으로 바꿔주세요. 음식을 덮을 때는 랩이나 뚜껑이 음식 표면에 바로 닿지 않게 하고, 완전히 밀폐하지 말고 한쪽을 살짝 열어 김이 빠지게 해주면 터짐 사고도 줄일 수 있습니다. 금속 테두리가 있는 그릇과 알루미늄 호일은 애초에 전자레인지 안에 넣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전자레인지 용기 선택 기준 요약
전자레인지 용기를 고를 때는 바닥의 재활용 번호보다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를 먼저 확인하는 게 공식적으로 맞는 방법입니다. 금속류와 밀폐 용기는 표시와 상관없이 쓰지 않아야 하고, 표시가 있는 플라스틱도 오래 쓴 것이라면 새 걸로 바꿔주는 편이 안전합니다.